2010년대는 그야말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황금기였습니다.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 박병호, 이대호, 오승환, 김현수, 황재균, 최지만 등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매일 아침 메이저리그 구장을 누비며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류현진 선수의 토미존 수술 이후, 한동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김하성 단 1명뿐이던 꽤 길고 외로운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릅니다. 각자의 소속팀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과 적응을 거치며 최대 5명의 한국인 선수가 동시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역대급 시즌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2026시즌 코리안 메이저리거 5인방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심층 분석해 보았습니다.
1.송성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콜업은 시간문제, 늦어도 여름엔 빅리그로
현재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엘패소 치와와스)에 머물고 있는 송성문 선수의 빅리그 콜업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거액을 들여 선수를 영입할 때는 '확실한 쓰임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확실한 주전 2루 자원이 부족하고 내야 전반을 커버할 즉시 전력감 유틸리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특히 기존 내야수인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부진에 빠져 있고, 카스테야노스나 프랭스 등의 백업 자원들도 언제든 마이너로 내려갈 수 있는 불안한 입지입니다. 송성문이 마이너리그에서 타격감만 꾸준히 유지해 준다면, 늦어도 올여름 안에는 펫코 파크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김하성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적 후 첫 풀타임 시즌, 최우선 과제는 '건강 증명'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 선수는 최근 마이너리그 리햅(재활)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애틀랜타 구단이 그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샌디에이고 시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완벽하게 검증된 '메이저리그 최상급 유격수 수비'입니다.
복귀 시 경기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최근 2년간 피지컬 이슈로 이탈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시즌의 핵심은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무리해서 전 경기 출장을 노리기보다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400타석 정도만 건강하게 소화해 주어도 팀과 개인 모두에게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입니다.
3.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컨택은 확실, 이제는 기복을 줄일 때
이정후 선수의 타격 컨택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여전히 최상위권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몰아치기'와 '침묵'이 교차하는 기복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작년에는 한여름에 슬럼프를 겪었고, 올해는 시즌 초반에 타격 사이클이 다소 떨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162경기를 치르는 긴 시즌 동안 슬럼프가 없는 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톱타자이자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은 만큼, 좋은 사이클과 나쁜 사이클 간의 간극을 줄이고 꾸준함을 보여주는 것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4.김혜성 (LA 다저스)
내야를 넘어 중견수까지, 생존을 위한 멀티 포지션
김혜성 선수 역시 이제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의 2루수와 유격수 수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그가 뛰고 있는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스타 군단' LA 다저스라는 점이 변수입니다.
워낙 뎁스가 두꺼운 다저스에서 매일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야 수비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무키 베츠나 토미 에드먼처럼 내야뿐만 아니라 중견수 수비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진정한 '슈퍼 유틸리티'로 거듭나야만 다저스라는 거함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입니다.
5.배지환 (뉴욕 메츠)
새로운 기회의 땅에서 반등을 노린다
마지막으로 뉴욕 메츠에서 활약할 예정인 배지환 선수입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수비 활용도는 메츠 벤치에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메츠 역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팀인 만큼, 대주자나 대수비 등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본인의 출전 시간을 늘려갈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다시 찾아온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르네상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활약상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2010년대. 오랜 기다림 끝에 2026시즌, 우리는 다시 한번 그 짜릿함을 경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최대 5명의 선수가 빅리그 그라운드를 누비는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기를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뜨겁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