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건(Vegan)과 글루텐프리(Gluten-Free, GF) 식단을 지향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에서 특정 식단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한국형 비건의 가장 큰 적 : '육수'와 '감칠맛'의 벽
한국에서 비건(동물성 재료를 일체 배제)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동물성 재료'가 한국 음식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멸치 육수와 젓갈, 한국 요리의 핵심 베이스
김치, 국, 찌개, 나물 무침 등 대부분의 한국 가정식과 외식 메뉴는 멸치 육수(다시마 등)을 기본으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엄격한 비건보다는 어느정도 허용하는 포괄적 채식주의를 하는 것이 한국에서 좋을 수 있습니다.
Example
김치
대부분 새우젓, 멸치 액젓 등의 젓갈이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심지어 사찰 김치나 비건 김치를 제외하면 외식 식당에서 비건 김치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국물 요리
설렁탕이나 갈비탕 같은 명확한 육류 국물 외에도, 된장찌개나 순두부찌개에도 쇠고기 다시다나 멸치 육수를 사용해 감칠맛을 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찬
볶음이나 무침류 반찬에도 굴 소스나 고기 기름이 미량 사용될 수 있어, 완벽한 비건 식당이 아니면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채식주의자(비건)의 선택지
여기서 흥미로운 현실적 선택지가 나옵니다. 엄격한 비건은 모든 동물성 재료(고기, 생선, 유제품, 계란, 꿀)를 배제하지만, 한국에서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라고 칭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해산물 허용)이거나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해산물을 허용(페스코)한다면, 한국 외식 옵션은 극적으로 증가합니다. 횟집, 생선구이집, 해물 순두부 전문점 등에서 육류 베이스의 소스를 피하고 신선한 해산물과 쌀밥 위주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채소, 과일, 견과류 외에 생선이나 해산물 코너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단백질 섭취가 용이해지고, 식단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비건 생활이 너무 힘들다면, 해산물을 허용하는 페스코 식단을 임시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글루텐프리(GF) 식단의 난관
글루텐프리(GF)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한국에서 비건 식단보다 훨씬 어렵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요리의 핵심 양념이 대부분 밀이나 보리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루텐은 쌀, 밀 등 탄수화물의 점성을 유지하는 성분 입니다. 글루텐 프리는 이 점성이 있는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글루텐프리 식단의 난관은 마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한국 요리의 필수 양념인 간장, 고추장, 된장 대부분은 제조 과정에서 밀(소맥분)이나 보리를 사용합니다. 일반 마트에서는 쌀로만 만든 GF 인증 간장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떡볶이, 부침개, 튀김 등 분식류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에도 글루텐 성분이 포함된 밀가루 기반 전분이나 증점제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GF 인증 제품(빵, 파스타면, 과자, 장류)은 일반 대형 마트보다는 아이허브나 쿠팡 해외직구/전문 몰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하여 비용과 시간이 더 듭니다.
글루텐프리 식당 찾기
외식 시장에서 글루텐프리 식당을 찾는 것은 극히 어렵습니다. 심지어 '비건 식당'이라 할지라도 글루텐프리까지 보장하는 곳은 더욱 드뭅니다. 핵심은 글루텐이 없는 음식을 찾아야 됩니다. 따라서 양념이 없는 맑은 국을 먹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콩나물국이 있습니다. 고기도 양념이 없는 삼겸살, 목살, 소금구이 생선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샐러드는 오일, 식초 기반의 단순한 구성으로 먹고 빵은 빼달라고 부탁할 수 있습니다. 간장, 고추장, 된장 베이스는 모두 글루텐이 포함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비건 또는 글루텐프리 라이프스타일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사용하는 핵심 전략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사찰음식은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와 육류, 어류를 배제하기 때문에 비건 식단에 가장 가깝습니다. 건강한 비건 한정식을 경험하고 싶을 때 사찰음식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서울 이태원, 홍대, 연남동 등 젊은 층이 밀집된 지역에는 비건 햄버거, 비건 베이커리 등 전문적인 비건 레스토랑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방문 전 '채식한끼' 등 비건 식당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나 커뮤니티를 활용하여 메뉴의 비건 여부(특히 양념의 멸치 육수 유무)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식물성 대체육(Plant-based Meat) 시장에 진출하면서, 비건 햄, 비건 돈가스 등의 가공식품을 마트나 쿠팡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F 인증 간장(글루텐프리 간장), 쌀 고추장, 쌀 된장 등 핵심 장류는 일반 마트가 아닌 전용 온라인 쇼핑몰 또는 아이허브/쿠팡 수입 코너를 통해 대량 구매해야 합니다 현미, 퀴노아, 메밀(Buckwheat) 등 글루텐이 없는 곡물을 주식으로 확보합니다. 빵이 먹고 싶을 때는 GF 빵 믹스를 사용해 집에서 직접 제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식당 방문 시 메뉴판에 없는 생선이나 고기의 소금구이', '양념 없이 밥과 채소만'을 요청하거나, 반드시 "혹시 밀가루나 간장이 들어가지 않았는지"를 미리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비건 및 글루텐프리 식단은 여전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온라인 몰의 성장과 전문 식당의 확산으로 인해 점차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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