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2026-27시즌 유럽축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까지 하나둘씩 시즌의 막을 올리면서 이제 주말마다 다시 축구를 보는 재미가 돌아왔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단 한두 경기만으로 이번 시즌의 최종적인 흐름을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첫 경기부터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들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여러 가지 관전포인트가 생기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 중 하나는 역시 헐시티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온 승격팀 헐시티가 맨유를 상대로 홈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헐시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두 골을 만들어내며 맨유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맨유는 경기 내내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헐시티가 맨유를 상대로 리그에서 승리한 것은 무려 52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브렌트포드 3-0 토트넘까지 나오면서 더욱 재미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약 3억 파운드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개막전부터 브렌트포드에 0-3으로 완패했다. 반대로 브렌트포드는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공격력을 보여주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 두 경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맨유와 토트넘이 첫 경기에서 졌다”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보여준 두 팀의 경기력과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팀들의 성적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브렌트포드처럼 지난 시즌에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 팀이 이번 시즌 첫 경기부터 강팀 토트넘을 3-0으로 잡으면서 자신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아직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이번 시즌의 판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맨유와 토트넘 역시 앞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충분하고, 반대로 브렌트포드나 헐시티가 계속해서 이런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시즌 초반의 이변이 진짜 흐름인지 단순한 개막전 변수인지는 앞으로 몇 라운드가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또 하나 관심 있게 볼 부분은 역시 돈을 많이 쓴 클럽들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이다. 대규모 투자를 한 팀들은 이제 단순히 “선수를 영입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결국 투자한 만큼 순위와 경기력으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토트넘의 개막전 0-3 패배는 바로 그런 점에서 상당히 뼈아픈 결과이고, 맨유 역시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방향성을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여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반대로 헐시티와 브렌트포드처럼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보여주는 팀들이 상위권 팀들을 계속해서 괴롭힐 수 있다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상당히 재미있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선수들을 보면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역시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 라리가 개막전부터 제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말라가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결승골이 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아틀레티코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경기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됐다. 새로운 팀에서 첫 공식경기부터 골을 기록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출발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에게 단순히 새로운 소속팀이라는 의미를 넘어 선수 경력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개막전부터 골을 넣은 만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팀의 공격 전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지가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아직 두 번째 경기에서도 선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첫 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는 분명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또 한 명의 기대주는 뉴캐슬의 박승수다. 박승수는 뉴캐슬에서 현재 1군 선수단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당장 주전으로 뛰는 단계라기보다는 2군에서 성장하는 과정에 가깝다. 실제 뉴캐슬의 2026-27시즌 선수단에는 박승수가 47번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구단 공식 프로필에서도 포워드로 분류하고 있다.
그럼에도 박승수를 계속 지켜볼 이유는 있다. 뉴캐슬은 공격진에서 선수들의 이동과 이탈이 있었고, 박승수 역시 공격수 자원이라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는 2군에서 꾸준히 경기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경로지만, 젊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1군에서 갑작스럽게 기회를 얻는 경우는 항상 존재한다. 실제로 박승수는 지난 시즌 뉴캐슬 U21에서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브렌트포드의 김지수 역시 2026-27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다. 김지수는 이번 시즌 브렌트포드 1군 스쿼드에 공식적으로 포함됐고 등번호 36번을 받았다. 다만 프리시즌 동안 1군보다는 2군에서 훈련한 시간이 많았던 만큼, 당장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 특히 센터백이라는 포지션 특성상 경험과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단계다. 이제부터는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김지수와 박승수 모두 당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대하기보다는 1군 주변에서 경쟁하고 성장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는 이번 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리그 개막을 앞두고 프란츠 베켄바워 슈퍼컵, 즉 독일 슈퍼컵이 먼저 열렸다. 잉글랜드의 커뮤니티 실드처럼 본격적인 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단판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번에는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이 맞붙었고, 결과는 도르트문트 1-2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한국 팬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은 김민재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중앙 수비수로 90분을 모두 뛰면서 시즌 첫 공식경기를 마쳤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자말 무시알라와 세르주 그나브리, 레나르트 카를 등이 빠진 상황에서 가용한 교체 자원도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무시알라는 최근 건강 문제로 인해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바이에른은 전반에 경기를 주도했고 결국 2-1 승리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 중 한 명은 신입생 너새니얼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원래 수비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상당히 공격적인 위치에서 기용됐고, 바이에른 데뷔전에서 직접 선제골까지 기록했다. 특히 첫 공식경기에서 첫 슈팅으로 첫 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출발이었다.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에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 슈퍼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새 시즌 역시 여전히 우승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슈퍼컵 한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마지막으로 아직 여름 이적시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는 조규성이나 오현규처럼 앞으로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 소식이 나올 가능성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적시장 막판에는 갑작스럽게 협상이 진행되거나 임대 및 완전이적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 한국 선수들의 소속팀 구성이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2026-27시즌은 이제 막 출발했다. 벌써부터 헐시티가 맨유를 잡고, 브렌트포드가 토트넘을 3-0으로 무너뜨리는 이변이 나왔고,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뷔전에서 골을 넣었으며,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슈퍼컵 우승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박승수와 김지수 역시 각각 뉴캐슬과 브렌트포드의 1군 선수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한두 경기만으로 이번 시즌의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출발부터 상당히 재미있는 시즌이 시작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강팀들의 반격이 시작될지, 지난 시즌의 다크호스들이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지,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얼마나 많은 존재감을 보여줄지. 2026-27시즌은 앞으로 지켜볼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