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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대를 대표했던 저스틴 터너의 커리어가 이제는 정말 마지막 장면을 향해 가고 있다. 한때 LA 다저스의 상징 같은 선수였던 그는 이제 메이저리그 계약조차 쉽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2025시즌 종료 이후 터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초청 선수 계약 후보에서도 사실상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가 가장 큰 이유였다. 이미 만 41세에 접어든 베테랑 내야수에게 투자하려는 팀이 거의 없었고, 수비 범위와 체력 문제도 꾸준히 지적됐다. 여기에 과거 기준으로 형성된 몸값 기대치까지 겹치며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그래서 KBO 진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KBO 구단들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부담이었다. 터너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는 기본 기대 연봉 자체가 높았고, 고령 선수라는 리스크도 존재했다. 결국 협상은 현실적인 수준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KBO행은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이후 터너는 팀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토로스 데 티후아나 소속으로 멕시코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18경기에서 타율 0.333, 60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OPS 1.029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물론 멕시코리그 타격 환경 자체가 공격 친화적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터너의 배트 스피드와 장타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컨택 능력과 선구안은 여전히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아직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점에서 KBO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시즌 초반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몇몇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고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팀이 바로 키움 히어로즈이다.

현재 키움 외국인 타자 브룩스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2할 초반 수준이고 OPS도 .545에 머물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장타력이다. 홈런이 아직 하나도 없으며, 전체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한 무홈런 타자라는 점에서 비판이 크다. 생산력만 놓고 보면 사실상 고졸 신인급 이하라는 혹평까지 나온다.

문제는 키움 팀 사정과도 정확히 맞물린다는 점이다. 현재 키움은 지명타자와 3루 자원에서 가장 큰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터너는 정확히 그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전성기만큼의 수비는 어렵겠지만, 지명타자와 제한적인 3루 출전 조합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키움은 장타력이 절실하다. 젊은 선수 중심 팀 특성상 한 방을 책임질 중심타자가 부족한 상황인데, 터너는 나이가 많아도 장타 생산 능력만큼은 아직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영입해 적응 기간을 거친다면 남은 시즌 약 500타석 정도는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이 정도 출전 규모라면 터너가 KBO에서 두 자릿수 홈런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KBO 투수들의 평균 구속과 변화구 패턴을 고려하면, 노련한 유형의 타자인 터너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도 있다. 삼진이 적고 선구안이 뛰어난 스타일은 KBO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하는 편이다.

다른 팀들의 상황을 보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대부분 외국인 타자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민할 수 있는 팀으로는 NC 다이노스 정도가 언급된다. 하지만 NC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 역시 시즌 초반 잠시 주춤했을 뿐, 현재까지 홈런 5개와 OPS .809를 기록 중이라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최근 2주 정도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빠졌다는 점도 단순 부진과는 결이 다르다.

결국 현실적으로 보면 가장 강하게 연결될 수 있는 팀은 키움이라는 분석이 많다. 포지션 공백, 장타력 부족, 외국인 타자 실패 가능성까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터너 본인의 생각도 흥미롭다. 최근 인터뷰들에서 그는 “돈보다 야구를 계속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남겼다. 가능한 오래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실제로 멕시코리그에서도 과거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연봉을 받고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현재 터너의 연봉 규모를 대략 4~5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KBO 구단들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이다. 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는 오히려 검증된 베테랑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만 41세라는 나이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체력 저하와 장기 레이스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KBO에서 필요한 것은 “전성기 터너”가 아니라, 중심타선에서 최소한의 장타 생산과 경험을 제공해줄 베테랑 타자다.

그리고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저스틴 터너는 아직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