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의 이제 단행본이 100권을 훌쩍 넘어섰다.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이나 극장판을 봐온 사람이라면 익숙한 캐릭터가 많지만, 반대로 만화책을 처음부터 정주행하려고 하면 1권부터 110권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렇다면 코난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은 굳이 1권부터 읽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자신이 코난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시작 지점을 다르게 잡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코난의 경우 초반부와 중후반부의 분위기와 캐릭터 구성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이미 극장판이나 유튜브 요약 영상 등을 통해 주요 인물을 알고 있다면 굳이 모든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볼 필요는 없다.
1.조디 스털링 정도만 알고 있다면? → 20~30권대부터
조디 스털링 정도의 주요 캐릭터를 알고 있다면 27권에서 30권 전후가 좋은 출발점이다.
주요 등장인물을 대부분 알고 있고 유튜브 요약 영상으로 큰 줄거리까지 본 적이 있다면 40권에서 50권대부터 시작해도 무리가 적다.
극장판을 상당히 많이 봤고 검은 조직, FBI, CIA, 경찰 조직, 주요 캐릭터의 관계와 정체까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70권에서 80권대부터 시작해도 괜찮다.
물론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준이라기보다는 코난을 즐기기 위한 개인적인 추천선에 가깝다.
2.주요 인물을 알고 유튜브 요약본까지 봤다면 40~50권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기 좋은 구간은 이쪽이다.
코난, 신이치, 란, 하이바라, 코고로, 헤이지, 괴도 키드 정도의 주요 캐릭터를 알고 있고, 아카이 슈이치와 조디, 베르무트, 검은 조직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설명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40~50권대부터 읽어도 상당히 편하다. 42권은 중요한 기준점으로 삼기 좋다.
42권에는 조디와 검은 조직을 둘러싼 중요한 사건인 검은 조직과 정면 승부, 보름달 밤의 두 가지 미스터리가 들어간다. 이 사건은 조디의 정체와 베르무트 관련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대표적인 장기 스토리다.
따라서 코난의 메인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40권대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가능성이 높다.
41권에서 42권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조디와 관련된 여러 사건이 연결되기 때문에 캐릭터와 검은 조직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집중해서 읽을 만하다.
그 이후 48~49권에서는 블랙 임팩트! 조직의 손길이 닿는 순간이 이어지면서 검은 조직 관련 이야기가 다시 크게 진행된다. 조디를 비롯한 FBI 측 인물과 검은 조직의 대립도 계속해서 이어진다. 있다면 40권대부터 시작해서 50권대로 넘어가는 방법이 상당히 좋다.
극장판과 요약본을 많이 봤다면 70~80권대
코난 극장판을 대부분 봤거나 여러 차례 봤고, 유튜브에서 검은 조직 관련 스토리나 주요 캐릭터의 관계를 정리한 영상까지 상당히 많이 본 사람이라면 굳이 30~40권부터 다시 읽지 않아도 된다.
이 정도라면 70~80권대부터 시작해도 된다.
이 경우 만화책을 읽는 목적도 조금 달라진다.
처음 보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캐릭터와 사건을 원작 만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커진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이나 극장판에서 이미 알고 있던 캐릭터가 원작에서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대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사건에서 어떤 장면이 더 강조되거나 생략되었는지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
코난은 애니메이션과 극장판만 봤을 때와 원작 만화로 봤을 때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극장판은 액션과 연출의 비중이 크지만 원작은 사건의 단서와 대사, 캐릭터의 표정, 짧은 장면 속의 복선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코난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에게 원작 만화는 새로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것이라기보다 이미 알고 있던 코난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경험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왜 중간부터 읽어도 괜찮을까?
명탐정 코난은 100권이 넘는 장기 연재작이지만 모든 사건이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로 계속 이어지는 형태는 아니다.
검은 조직이나 FBI, 신이치와 란, 하이바라 등의 이야기는 장기간 이어지지만 그 사이에는 독립적인 추리 사건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중간부터 읽는다고 해서 작품 전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난은 어느 시점부터 읽느냐에 따라 재미의 종류가 달라진다고 보는 편이 좋다.
1권부터 읽으면 코난이라는 작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초기 캐릭터가 어떻게 등장했는지, 그림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20~30권대부터 읽으면 주요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40~50권대부터 읽으면 검은 조직과 FBI 등 장기적인 메인 스토리의 비중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70~80권대부터 읽으면 이미 알고 있는 캐릭터와 사건을 원작의 세부 묘사를 중심으로 즐기는 느낌이 강해진다.
만화책을 읽을 때 모든 사건을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코난을 처음 정주행할 때 의외로 중요한 팁이다.
100권이 넘는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모든 범인과 피해자, 트릭, 조연의 이름까지 전부 기억하려고 하면 금방 지친다.
일반적인 단편 사건은 편하게 읽으면 된다.
범인이 누구인지 맞히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모든 단서를 완벽하게 분석하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코난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중요한 캐릭터나 메인 스토리가 나왔을 때 집중하는 것이다.
검은 조직이나 FBI가 등장하거나, 하이바라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나오거나, 신이치와 란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기는 사건이라면 조금 천천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독립적인 사건은 가볍게 읽고 넘어가도 된다.
이렇게 읽으면 100권이 넘는 분량도 훨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등장인물은 이름보다 얼굴을 먼저 기억하는 것이 편하다
코난은 등장인물이 매우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든 이름을 외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찰 관계자나 FBI 관계자처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이름을 한꺼번에 외우려고 하면 오히려 헷갈린다.
처음에는 얼굴과 역할 정도만 기억하면 된다.
이전에 봤던 형사라는 것, FBI 쪽 인물이라는 것, 검은 조직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것 정도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반복해서 등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름과 관계가 연결된다.
누가 누구의 정체를 알고 있는지를 기억하면 더 재미있다
코난의 장기 스토리를 재미있게 읽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단순히 누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것보다 누가 누구의 정체를 알고 있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코난에서는 어떤 인물이 다른 인물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검은 조직이나 FBI가 관련된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정보를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가 긴장감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메인 스토리를 읽을 때는 캐릭터의 이름만 외우기보다는 서로 어떤 관계인지, 서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훨씬 재미있다.
이미 스포일러를 많이 알고 있어도 괜찮다
코난을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먼저 접했다면 이미 주요 캐릭터의 정체나 메인 스토리를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원작을 읽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난은 결말이나 정체를 알고 난 뒤 다시 보면 이전에 그냥 지나쳤던 장면이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였던 대사나 행동이 나중에 알고 보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미 스포일러를 많이 알고 있다면 그것을 단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원작의 복선과 캐릭터 묘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다.
애니메이션이나 극장판에서만 봤던 캐릭터가 원작에서는 어떻게 처음 등장했는지를 찾아보는 재미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