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가 베식타스에서 또 한 번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이번에는 유벤투스에서 합류한 두산 블라호비치다.
아직 2026-27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시즌 전체를 놓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만 보면 셀틱 시절 오현규가 후루하시에게 밀렸던 상황이 어느 정도 다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물론 오현규와 후루하시의 상황이 완전히 똑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시 오현규는 셀틱에서 후루하시라는 확실한 주전 공격수의 존재 때문에 출전 시간이 제한됐다. 이번에는 베식타스가 블라호비치를 영입하면서 오현규가 다시 한 번 강력한 최전방 경쟁자 뒤에 서게 된 상황이다.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를 떠나 베식타스에 합류했고, 초반부터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2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면서 왜 베식타스가 그를 데려왔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반면 오현규는 현재까지 10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 기록만으로 오현규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아직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적도 없고,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경기시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블라호비치가 합류한 이후에는 경쟁 구도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블라호비치가 선발 공격수로 자리 잡는 흐름이고, 오현규는 블라호비치 합류 이후 아직 선발 출전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셀틱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오현규는 셀틱에서 뛰었던 2022-23시즌 21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 경기 수만 보면 상당히 괜찮은 기록이다. 오현규가 당시 완전히 실패한 시즌을 보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제한된 기회 속에서 나름대로 득점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앞에 후루하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후루하시는 당시 무려 50경기에서 34골을 기록했다. 워낙 압도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다 보니 오현규가 좋은 활약을 하더라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오현규는 상당히 괜찮은 득점 기록을 남겼음에도 철저하게 후루하시의 백업 역할을 맡아야 했다.
현재 베식타스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는 후루하시 대신 블라호비치가 앞에 있다.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에서 뛰었던 빅리그 정상급 공격수이고, 베식타스 역시 그를 데려오면서 확실한 주전 공격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두 선수의 연봉 차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현규의 연봉은 정확한 공식 수치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대략 15억~2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블라호비치는 10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연봉이 선수의 출전 시간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결국 경기장에서 잘하는 선수가 뛰어야 한다. 하지만 구단이 블라호비치에게 투자한 규모를 생각하면 그를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에 가깝다.
그렇다면 오현규는 이적을 고민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당장 이적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현재 유럽 주요 빅리그의 여름 이적시장은 모두 닫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선택지 가운데 포르투갈 리그 등을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시즌 초반에 오현규를 완전 영입하려는 팀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만약 이적한다면 완전 이적보다는 한 시즌 임대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오현규가 베식타스를 떠나기보다는 잔류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베식타스 입장에서 오현규는 여전히 중요한 공격 자원이다. 블라호비치가 확실한 1옵션이라면 오현규는 그 뒤를 받치는 2옵션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다. 베식타스는 리그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와 컵대회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전체를 생각하면 공격수 두 명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베식타스가 이번 시즌 리그, 유로파리그, 컵대회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면 오현규에게도 기회는 분명히 찾아올 수 있다. 경기 일정이 많아질수록 로테이션이 필요하고, 주전 공격수의 체력 관리도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당장 오현규의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오현규가 셀틱 시절 후루하시에게 밀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자신보다 훨씬 강한 경쟁자가 앞에 서게 됐다는 점이다.
당시 오현규는 21경기 7골이라는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지만 후루하시의 50경기 34골이라는 압도적인 활약 때문에 철저한 백업 역할에 머물렀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오현규에게 필요한 것은 제한된 기회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블라호비치가 아무리 강력한 공격수라고 해도 시즌 전체를 혼자 소화할 수는 없다. 결국 오현규에게도 출전 기회는 온다.
그 기회에서 골을 넣고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지금처럼 출전 시간 대비 득점 생산성이 아쉬운 모습이 계속된다면 블라호비치의 확실한 백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베식타스가 세 개의 대회를 병행하는 만큼 오현규에게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