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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의 연봉을 비교해 보면 단순히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더 많이 번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구단이 한 시즌에 선수단에 투입할 수 있는 돈 자체가 완전히 다른 규모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구단별 선수단 연봉 차이가 상당히 크다. 2026시즌 기준으로 다저스의 선수단 페이롤은 약 거의 6000억 수준이고, 메츠, 양키스, 필라델피아, 역시 3억 달러 안팎 또는 그 이상의 거액을 선수단에 투입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환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4,000억~6,000억원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메이저리그의 저비용 구단들은 훨씬 적은 돈으로 시즌을 운영한다. 2026시즌 기준으로 마이애미 말린스는 약 8,000만 달러, 클리블랜드는 약 9,000만~1억 달러 수준의 페이롤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카고화이트삭스 역시 약 1억 달러 안팎이다. 즉 상위권 구단과 비교하면 연봉 총액이 몇 배씩 차이 난다. 한화로 하면 1000~1400억 수준.

그렇다고 해서 이런 저비용 구단들이 항상 약한 팀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는 적은 돈으로 좋은 선수를 만들어내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구단들이 꾸준히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템파베이는 오랫동안 저비용·고효율 운영의 대표적인 구단으로 평가받아 왔다. 2026년에도 약 1억 달러 수준의 페이롤로 경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클랜드나 워싱턴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팀을 구성하는 사례가 있다. 물론 구단의 연봉 총액은 매년 선수 계약과 리빌딩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팀을 영원히 ‘저비용 구단’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을 얼마나 쓰느냐뿐만 아니라 그 돈으로 얼마나 좋은 전력을 만들어내느냐다.


그렇다면 KBO는 어떨까?

KBO는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구단 간 연봉 격차가 훨씬 작다. KBO가 발표한 2025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를 보면 삼성 132억700만원, LG 131억5,486만원, SSG 131억1,300만원, 한화 126억5,346만원, KIA 123억265만원, 롯데 122억1,100만원이었다. 두산과 KT도 105억원대였고, 9위 NC는 89억4,777만원이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팀이 키움이다. 키움의 상위 40명 연봉 합계는 약 43억9,756만 원으로, 9위 NC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위권 구단과 비교하면 세 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KBO의 숫자와 MLB의 숫자를 완전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KBO의 공식 자료는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기준이고, MLB의 페이롤은 자료 출처에 따라 개막일 로스터 기준, 40인 로스터 기준, 사치세 계산 기준 등 산정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정확히 같은 기준의 숫자라기보다는 각 리그의 선수단에 투입되는 돈의 규모를 이해하기 위한 비교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규모의 차이는 압도적이다. 메이저리그 상위 구단은 선수단에 연간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반면, KBO 상위 구단은 100억 원대 초반 수준이다. MLB에서는 가장 돈을 많이 쓰는 팀과 적게 쓰는 팀의 격차가 최대 4~5배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 반면 KBO는 키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이 90억~130 원대에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구단 간 격차가 작다.

이런 구조는 KBO의 경기 양상이 치열해지는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물론 선수 육성, 외국인 선수, 감독과 코칭스태프, 트레이드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연봉만으로 성적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구단이 선수에게 쓸 수 있는 돈의 격차가 MLB만큼 극단적이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특징이다.

그리고 KBO에서는 이 격차를 더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제도도 도입된다. 2027년부터 보수 총액 하한액이 시행될 예정이다. 첫 하한액은 60억6,538만 원으로 정해졌으며, 이후 매년 5%씩 올라간다. 즉 앞으로는 구단이 선수단에 일정 금액 이상을 쓰도록 하는 최소 기준이 생기는 것이다.

이 제도는 사실상 키움과 같은 초저비용 운영 구단을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2025년 키움의 상위 40명 연봉 합계는 약 43억9,756만 원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하한액보다 낮다. 따라서 향후 키움은 현재보다 선수단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다만 ‘60억이면 충분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60억6,538만 원이 제도의 최소 기준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렇게 보면 KBO와 MLB의 차이는 단순히 선수 개인의 연봉 차이로 끝나지 않는다. 리그 전체가 만들어내는 돈의 규모, 구단이 선수에게 투자할 수 있는 규모, 그리고 구단 간 자금력의 차이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아시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유도 단순히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절대적인 연봉 규모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BO에서 7년 동안 총액 120억원 규모의 계약을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메이저리그에서 3년 총액 150억원 수준의 계약을 받을 수 있다면, 단순 계약 기간만 놓고 봐도 훨씬 짧은 기간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미국의 물가와 세금, 생활비가 한국보다 높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손에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충분히 크다면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메이저리그에서 몇 년이라도 경력을 쌓은 선수는 이후 KBO로 돌아왔을 때도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는 경력 자체가 선수의 기량을 보여주는 강력한 이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선수 입장에서는 MLB에서 높은 연봉을 받을 기회 + 해외 경력이라는 커리어 프리미엄 + 이후 KBO 복귀 시 받을 수 있는 대우까지 생각할 수 있다.

물론 MLB의 모든 팀이 엄청난 돈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에는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구단들도 많다. 탬파베이가 대표적인 사례이고, 오클랜드나 워싱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페이롤로 운영되는 팀들도 있다. 반대로 다저스, 메츠, 양키스, 필리스처럼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들을 계속 영입하는 팀도 있다.

결국 MLB와 KBO의 가장 큰 차이는 돈을 많이 쓰는 팀이 얼마나 많이 쓰느냐와 돈을 적게 쓰는 팀도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KBO의 상위권 구단들이 120억~130억원 정도를 선수단에 투자할 때 MLB의 최고 수준 구단은 수천억 원을 투입한다. 반대로 MLB 최하위권 페이롤 구단조차 수십억 달러가 아니라 수천만 달러, 즉 원화로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을 선수단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2026년 기준 최저 페이롤인 마이애미도 자료에 따라 약 7,700만~8,200만 달러 수준이다. 현재 환율로 1000억이 넘는다.

결국 이것이 메이저리그가 세계 각국의 야구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다. 최상위권 선수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단들은 또 다른 경쟁을 한다. 돈으로 스타를 사는 팀, 유망주를 키워내는 팀, 데이터를 활용해 저평가된 선수를 찾는 팀, 그리고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팀이 서로 경쟁한다.

결국 메이저리그는 단순히 ‘돈 많은 팀 vs 돈 없는 팀’의 리그가 아니라, ‘돈을 얼마나 쓰느냐’와 ‘그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동시에 경쟁하는 리그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KBO 역시 앞으로 보수 총액 하한선까지 도입하면서 구단 간 전력 격차와 재정 구조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전망이다.